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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수용어와 복수용어의 어종별 변화의 양상을 알아보기 위해 <표 11>에
단수용어의 고유어, 한자어 및 외래어 분포 비율을, <표 12>에 복수용어의
분포비율을 나타내었다.
<표 11>과 <표 12>를 비교해보면 복수용어의 어종별 분포비율이 단수
용어의 어종 비율에 비해 한국과 일본 모두 많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. 또
한 양국이 어종별 활용에서도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. 우선 고유어
의 부분을 생각해 보면 단수용어에서 한국은 4.45%, 일본은 4.28%로 거의
양쪽 다 그 활용비중이 낮으면서도 아주 비슷한 분포를 보이고 있다. 그러
나 복수용어 부분을 보면 한국은 그 비율이 15.5%로 단수용어에 비해 3.5
배 높은 반면에 일본은 4.7%로 단수용어와 거의 변화가 없다.
이처럼 한국이 전체 어종분포에서는 고유어 활용이 낮은 분포를 보이고
있지만 일본과 비교해 , 보면 복수용어에서 일본에 비해 3.3배나 높은 활용
분포를 보이고 있다. 그 원인으로는 과학기술용어 수용에 있어서 비록 언어
의 경제성이나 다양한 표현성의 장점을 갖는 점에서 다수의 학자들이 한자
어나 외래어를 표준용어로 선택하려는 면도 있지만 순수한 고유어의 활용
을 권장하는 의지가 강하여 둘 이상의 용어를 표준용어로 인정하는 경우에
는 해당하는 고유어가 있는 경우에는 고유어를 병행하여 인정하게 하는 것
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. 앞서 예를 든
“torque”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. 한국은 “토크”라는 외래어를 받아들이
기도 하지만 “짝힘”이라는 고유어도 병용하도록 권장하기 때문이다. 이에
반해 일본은 “토크”라는 외래어만 사용하고 있다. “limb brightening”의 경
우에도 한국은 “가장자리 밝아짐”이라는 고유어와 “周緣增光”이라는 한자
어와 같이 인정하지만, 일본은 “周邊增光”이라는 한자어만 인정하는 등 여
러 가지 예를 찾을 수 있다.
한자어의 분포
<표 9>에 나타난 것처럼 복수용어 사용에서 단종어 한자어가 차지하는
비중은 한국의 경우 61.8%인데, 이는 <표 10>에서 나타난 단수용어 사용
에서 단종어 한자어의 비중인 81.4%보다 0.80배나 낮은 값이다. 일본 역시
<표 9>에 나타난 것처럼 복수용어 사용에서 단종어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
중은 77.6%로, <표 10>에서 나타난 단수용어 사용에서 단종어 한자어의
비중인 85.5%보다 0.96배 낮은 값이다. 즉, 양국 모두 복수용어에서 단종
어 한자어 비중이 단수용어보다 낮아졌다.
한국의 경우 단수용어에서 한자어의 비중이 낮아진 주요 원인은 고유어
가 11.0%(15.5%-4.5%)나 증가했기 때문이다. 단수용어에서 고유어의 큰
증가는 앞 절에서 지적한 한국의 고유어를 지향하려는 성향과 밀접한 관계
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. , 한자어 용어나 외래어 용어를 인정하면서도 고유
어 용어를 권장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. 한자어 용어와 함
께 고유어를 병용하려는 예로 “constellation”을 들 수 있다. 한국천문학회
의 경우 “星座”라는 한자어도 인정하지만 “별자리”라는 고유어도 인정하고
있다. “cosmic dust”도 비슷한 예이다. 한국천문학회는 비록 “cosmic”에
해당하는 고유어가 없어 “宇宙”라는 한자어를 인정하지만, “dust”를 “먼
지” 혹은 “티끌”이라는 고유어를 택하여 “宇宙먼지”와 “宇宙티끌” 등 2 개
의 복수용어를 인정하고 있다. “dark cloud” 역시 비슷한 예라 볼 수 있다.
한국은 이를 “暗黑구름”혹은 “暗黑雲” 등 일부 고유어를 인정하고 있다.
한국의 경우 복수용어에서 한자어 감소의 주원인이 고유어의 증가 때문
이기도 하지만 4.8% (11.8% -7.0%)나 증가한 외래어의 영향 역시 무시할
수 없다. 복수용어에서 외래어의 증가 성향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본장 4)절
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한다.
일본이 복수용어에서 한자어의 비중이 단수용어보다 낮아진 원인은 한국
과는 좀 차이가 있다고 생각된다. 왜냐하면 일본의 경우 한국과는 달리 복
수용어에서 고유어의 비중이 4.7%로 단수용어의 4.3%보다 0.4% 밖에 증
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. 이처럼 일본이 복수용어에서 고유어의 증가가 미
미한 원인은 한자어나 외래어가 있을 경우 굳이 고유어 병용을 고집하지
않고 한자어나 외래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성향 때문일 것이다. 또한 가급적
이면 복수용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과도 관계가 있을 것이다. 예를 들
면 “constellation”의 경우 앞서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“星座”라는 한자어
뿐만 아니라 “별자리”라는 고유어도 인정하지만 일본은 한자어인 “星座”만
을 택한다. “cosmic dust”도 비슷한 예이다. 한국의 경우 “宇宙먼지”와
“宇宙티끌” 등 가능하면 고유어를 인정하려 하지만 일본의 경우 한자어인
“宇宙塵”만을 인정하고 있다. “dark cloud” 역시 비슷한 예라 볼 수 있다.
한국은 이를 “暗黑구름”혹은 “暗黑雲” 등 일부 고유어를 사용하고 있는데
반해 일본은 “暗黑星雲”이라는 한자어만 택하고 있다. 그러나 일본에 있어
서는 외래어의 증가가 한자어 감소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. 구체적으로
보면 일본은 복수용어에서 외래어의 비중이 17.1%로 단수용어의 10.2%보
다 6.9%나 증가했기 때문이다.
앞서 논의한 것처럼 한국이나 일본 모두 복수용어에서 한자어의 비중이
단수용어보다 많이 낮아졌다. 그러나 정량적으로 보면 한국이 19.6%
(81.4%-61.8%)나 낮아진 반면 일본의 경우 한국의 40%에 해당하는
7.9%(85.5%-77.6%) 밖에 낮아지지 않았다는 특징이 있다. 이처럼 한국이
복수용어에서 단수용어보다 한자어의 비중이 많이 낮아진 원인은 앞서 지
적한 것처럼 한자어나 외래어 용어를 인정하면서도 가능하면 고유어도 병
용하려는 성향이 일본보다 강하기 때문일 것이다. 이에 반해 일본의 경우
한자어나 외래어를 인정할 경우 굳이 고유어를 병용하여 인정하지 않으려
는 성향 때문일 것이다.
복수용어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한국과 일본의 한자어
비중 차이이다. 한국의 한자어 비중은 <표 12>에서 알 수 있듯이 72.7%로
일본의 78.2%보다 낮다. 이 같은 성향은 이전의 결과와 상치된다. 즉, <표
11>에서 알 수 있듯이 단수어에서 한자어의 비중은 한국이 일본보다 높으
며, <표 3>, <표 6> 등에서도 한자어의 비중은 한국이 일본보다 높다. 그
런데도 유독 복수용어에서만 한국이 일본보다 한자어의 비중이 낮은 원인
역시 복수용어에 있어서 한국의 강한 고유어 병용을 인정하는 성향 때문으
로 추정된다.